연로하신 부모님을 어디에 모실지는 늘 고민되는 문제다. 몸이 편찮으시기라도 하면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집에 모실 수도 있고, 요양시설이나 병원에 모실 수도 있다. 어떤 대안들이 있고, 각각의 특징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해설 1 지금 당장 간병이 필요하지 않다면?
부모님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시다면 고민은 상대적으로 적어진다. 지금처럼 집에서 지내셔도 되기 때문이다.
만약 부모님이 시설에 가시기를 원하신다면 자식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대안은 양로시설, 노인공동생활가정, 노인복지주택이 있다. 이 세 가지 유형의 시설은 노인복지법에 따른 분류다. 이 중에서 노인공동생활가정은 입주 인원이 5~9인으로 제한된다. 상대적으로 시설이 작기 때문에 대규모 편의시설이 구비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물론 규모가 작아서 조금 더 가정적인 분위기일 수는 있다.
양로시설과 노인복지주택은 시설 수준이나 복지 수준으로 볼 때는 명확한 구분이 어렵다. 어감상 양로시설이라고 하면 다소 시설이 좋지 않은 것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둘의 차이는 입주 형태와 관련이 있다. 양로시설은 매매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입주할 때 보증금을 내고 계약이 만료되면 돌려받는 형태로 운영된다. 반면 노인복지주택은 주택으로 구분되기에 얼마든지 매매 및 등기 이전이 가능하다. 우리가 실버타운이라고 부르는 시설의 대다수는 양로시설 혹은 노인복지주택 형태를 띤다.
한편 양로시설이나 노인공동생활가정의 경우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무료 혹은 실비 수준의 적은 비용만 부담하고 이용할 수도 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은 65세 이상의 기초수급권자 혹은 부양 의무자로부터 적절한 부양을 받지 못하는 경우이며, 실비 이용 자격은 입주자 및 입주자와 생계를 같이하는 부양 의무자의 월 소득이 도시 근로자가구 월평균 소득보다 낮은 경우다. 이때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양로시설이나 노인공동생활가정 운영에 필요한 모든 비용 혹은 대부분의 비용을 지원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지원받는 액수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실버타운과 같은 고급스러운 부대시설과 프로그램의 혜택을 기대하긴 어렵다.
해설 2 자택간병을 하려면?
부모님이 지금 당장 간병이 필요하신 상황이라면 먼저 집에서 간병이 가능한지, 그리고 부모님 및 가족이 자택간병을 원하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자택간병을 택하면 된다. 집에서 간병하더라도 부모님 건강이 많이 안 좋으시다면 노인장기요양보험을 활용할 수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운영하며,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치매 등의 사유로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들에게 요양 비용과 각종 서비스를 지원하는 제도다.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다.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먼저 등급 판정을 받아야 한다.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서식을 출력한 후 수급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건강보험공단에 제출하면 공단에서 등급 판정을 위해 거주지로 방문조사를 한다. 그리고 2주 정도 후에 1~5등급으로 구분되는 등급 판정이 나오면 등급에 따라 사용 금액 한도 내에서 서비스 신청을 하면 된다. 집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방문요양 서비스, 주야간 보호 서비스, 단기보호 서비스, 방문목욕 서비스 등이 있다.
해설 3 시설간병을 하려면?
만약 부모님이 원하시거나 가족의 상황 등의 이유로 시설에서 간병해야 한다면 선택지는 노인요양시설,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요양병원이 있다. 이 중에서 요양병원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곳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큰 편이다. 다만 부모님의 건강 상태가 위중하다면 전문적인 의사와 간호사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요양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노인요양시설 혹은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을 선택해야 한다. 이들 시설을 이용하면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에 따라서 일정 금액을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노인요양시설의 지원 금액이 약간 많은 편이며, 치매 환자의 경우 지원 금액이 더 상향된다.
노인요양시설도 일정 자격을 갖춘 사람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65세 이상의 기초수급권자 혹은 부양 의무자로부터 적절한 부양을 받지 못하는 경우다. 양로시설과 마찬가지로 노인요양시설도 무료로 운영되는 곳에서 최상의 시설과 서비스를 기대하긴 힘들다. 다만 양로시설과 차이점도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아 실비만 지급하는 노인요양시설의 경우는 상당히 좋은 곳도 있는 편이다.
입소자가 전액 비용을 지불하는 유료 노인요양시설 중에는 아주 고급스러운 곳도 있다. 독실 혹은 2인실로 구성되고, 최첨단 간병 시스템을 갖춘 그런 곳 말이다. 이런 곳은 입소 인원이 많은 편이고, 고급 실버타운과 함께 운영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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