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초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일본. 고령화는 세상에 없던 다양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속속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빈집관리 서비스’도 그 중에 하나인데요, 말 그대로 사람이 살지 않은 오래된 빈집을 관리해주는 사업입니다. 요즘 빈집관리 비즈니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 왜 그런지, 그 배경을 들여다보겠습니다.
빈집이 많은게 왜 문제인가요?
현재 일본에는 빈집이 무려 860만호나 있습니다.(2014년 총무성 주택토지통계조사) 전체 가구의 14%에나 달할 정도로 많다고 합니다. 도쿄에만도 82만호가 빈 채로 방치돼 있습니다.
손을 쓰지 않으면 2030년에는 일본 전체의 가구 네 곳 가운데 1곳이 빈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일본 언론에는 이러다가 일본이 ‘폐가 열도’가 될 수도 있다는 푸념도 나옵니다.
아무도 살지 않은 채 방치되는 빈집, 이른바 ‘폐가’가 급속히 늘어나는 것은 집주인이 고령으로 사망하거나 간병으로 자택을 떠났는데, 그 집을 떠안는 자녀나 가족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의 어두운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죠. 빈집 중에는 고도성장기에 저렴한 가격에 지어진 질 낮은 주택들이 많아 거래도 거의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빈집이 많은 게 뭐 그리 큰 문제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빈집이 늘어나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닌 모양입니다.
집에 오래 동안 사람이 살지 않다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먼저 벌레나 세균이 증식해 위생과 환경문제를 야기합니다. 주택 노후화로 붕괴 위험 등 안전 문제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이 밖에 치안문제 등 갖가지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도쿄도 등 지자체가 빈집관리를 하고는 있지만 그 수가 늘어나면서 관리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일본은 또 국가차원에서도 빈집대책에 나서고 있는데, 빈집을 고령자 간병주택이나 노인 관련 시설로 활용하면 해당 주택당 수천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습니다. 지자체들도 세제지원 등 빈집 관련조례를 신설해 빈집문제를 어떻게든 처리하려고골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빈집 증가 속도가 빠르다보니 관(官차)원의 관리에는 한계가 노출됐고, 이런 가운데 등장한 것이 바로 민간업체들의 빈집관리 전문 서비스입니다.
빈집관리 전문 서비스의 출현
주로 주택 경비업체들이 신사업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업체들은 매달 한번 씩 집을 방문해 빈집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없도록 관리해줍니다.
유리창 등 집 설비가 파손되거나 쓰레기 불법투기는 없는지 점검하고, 집안내 환기를 시켜주며(일본 기후는 습도가 높아 장시간 환기가 안 될 경우 곰팡이가 쉽게 발생한다), 배수 상황도 살핍니다. 우편물을 체크해 고객에게 우편물을 전송하는 서비스도 합니다.
점검결과는 고객에게 이메일로 전달해주는 데, 보통 한 달에 약 3만원에서 많게는 10만 원 정도를 서비스료를 받는다고 합니다.
주거 침입을 감시하는 ‘홈 시큐리티’나 주택환기, 집 청소나 마당 풀 관리 등의 ‘하우스 서포트’와 같은 ‘프리미엄 서비스 상품’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별도의 추가요금이 청구됩니다.
빈집 비즈니스의 전망
관련업체들은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계약건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빈집관리 대상은 주로 단독주택인데, 요즘에는 아파트 맨션으로까지 수요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경비업체들 뿐만 아니라 부동산 회사들도 최근에는 이 빈집관리 비즈니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 집 주인과의 관계를 통해 집 매각 등의 부동산사업으로 연결시키겠다는 겁니다.
빈집급증이 사회문제가 되자 일본 정부는 지난해 5월 빈집대책특별조치법을 내놓았습니다. 이 법에서 ‘사람 출입이나 전기, 가스, 수도 사용상황을 기준으로 1년간 사용하지 않는 집’을 빈집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특별조치법은 빈집에 대한 기본 대책을 국가가 결정하고 이 결정에 따라 지자체가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도록 하고 있는데, 집주인이 빈집을 관리하지 않으면 기존의 고정자산세 감면 혜택을 없애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나보니 ‘빈집’으로 지정되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관리를 하려는 집주인들이 늘어나고 있고, 덩달아 빈집관리 비즈니스도 큰 찬스를 맞고 있습니다.
[국내 빈집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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