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고령화로 공적연금 중심의 부양체계가 한계를 보이면서, 국연금만으로는 노후를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시니어 계층을 위한 실질적인 일자리 정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시니어 계층의 빈곤율은 46.9%로, 15~64세의 이른바 ‘생산가능인구’의11.1%보다 4배 이상 높다.
노인빈곤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통해 소득을 더하는 정책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지만, 최근 실업난이 격화되면서 시니어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 현재 65세 이상 취업률이 30.6%로 OECD 회원국(평균 13.8%) 중 2위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의 빈곤율 또한 극도로 심각한 역설적인 상황이다. 특히, 취업률이 높아도 대부분 단순노무직에 종사하고 있어 양질의 일자리 개발도 시급한 문제다. 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시니어 계층의 안정된 경제활동과 소득을 보장할 수 잇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정부지원 노인일자리사업, 10년 넘게 20만원 그나마, 보건복지부가 최근, 지난해 실시된 정부지원 노인일자리사업을 평가 분석한 결과, 노인일자리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고령자친화기업이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난 것은 고무적이다. 다만, 복지부의 자체 평가다. 노인일자리사업 참여 희망자에 비해 참여할 수 있는 일자리 수가 여전히 적고, 10년 넘게 20만원에 묶여 있는 일자리 급여는 여전히 개선책으로 지적된다.
노인일자리사업 평가 결과, 지난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벌인 곳은 전라남도와 충청북도였다. 전라남도의 경우 지난해 517억원을 들여 2만5000여명의 지역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는데, 단순 환경개선사업 비중을 줄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늘려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자체적으로 추진한 ‘시니어 새일터 지원센터’와 복지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노인취업교육센터’를 운영, 65세 이상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베이비붐세대인 60∼64세 중장년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재취업 알선과 취업교육도 중점 지원했다.
전라남도는 최근 관공서 최초로 ‘시니어 택배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기존 시니어 택배와 달리 전남도 청사에 집하장을 설치해 택배 물품을 어르신들이 직접 접수·배송한다. 규모는 작지만 노인일자리 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자체, 지역 특성 반영한 일자리 호평 충청북도는 노인일자릿가업 평가에서 ‘노인일자리 창출 기업인증제도’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14년 전국 최초로 시행한 노인일자리 창출 기업인증제를 통해 충청북도는 어르신을 5% 이상 채용한 우수기업에 대해서는 지방세 감면과 저리 자금지원과 같은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년 200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의 한 초콜릿 생산업체와 냉동식품 전문업체는 노인 고용비율이 각각 15%와 20%를 넘긴데다,보수도 월 120만~240만원에 달해 주목받았다. 강원 원주시의 경우 노인안전예방, 학습지도, 상담안내와 같은 재능나눔을 통해 30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평가결과 96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평가에서 가장 눈길을 끈 지자체는 서울 동작구다. 동작구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지난해 2억9000만원을 직접 출자해 고령자친화기업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현재 동작구청과 시설관리공단, 문화복지센터 공중화장실 등의 청소대행 업무를 맡고 있다.
61세 이상 어르신 80여명을 고용해 71세까지 고용을 보장한다. 동작구는 올해 생활임금을 서울 자치구 가운데 최고 수준인 8197원으로 정해, 최대 8시간 근무할 경우 월급 171만3173원(세전)을 지급하고 있다. 독일, 시간제 일자리 적극 도입 '효과' 2004년 시작된 정부지원 노인일자리사업은 분명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의 참여를 더욱 이끌어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를 겪고 있는 독일과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독일은 지난 2013년 65세 이상 인구가 21.1%에 달해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독일 정부는 우선 노년층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제시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존재’가 아니라 ‘지식과 경험을 지닌 가치 있는 존재’로 바꿨다.
이에 더해, 지난 2003년 독일 슈뢰더 정부 때 전 세계적인 노동개혁으로 손꼽히는 ‘하르츠 법안’을 내놓으면서, 시간제 일자리를 적극 도입했다. 그 결과 고령자 고용률은 19.5%포인트 증가했다. 독일 정부는 이후, 제조업에서 두각을 보이는 산업 특성을 반영해 공장자동화에 IT를 접목한 ‘인더스트리4.0’을 도입하면서 고령 기술자에게 활로를 열었다. BMW, 지멘스와 같은 민간기업도 적극 동참하면서 고령자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2004년 정년 65세로 연장 일본 정부는 지난 2004년 이미 정년을 65세로 연장했다. 2006년에는 65세까지 계속 고용하는 것을 기업의 의무사항으로 규정했다. 기업들이 ‘촉탁사원’과 같은 형태로 60~64세 근로자를 고용하도록 유도했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붐세대에 해당하는 일본 단카이세대의 첫 주자인 1947년생이 60세가 된 지난 2007년과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고령자 실업은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 일본의 65세 이상 근로자 수는 60만명으로 10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일본기업 가운데 정년을 70세로 정한 곳도 전체 기업의 20%에 달한다. 독일과 일본의 선례는 피할 수 없는 고령화를 앞두고 고령근로자를 활용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와 정책, 그리고 이에 부응하는 민간기업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저작권자 (주)메인에이지 | 
워킹시니어 즐겨찾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