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케트의 결과나 여러 가지 임상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한 가지 키워드를 발견했다. 바로 ‘엔자임(효소)’이다.
엔자임이란 과학적으로 말하면 ‘생물의 세포 내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성 촉매의 총칭’이라 할 수 있다. 쉽게 표현하면 생물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모든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생명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엔자임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식물의 씨앗에서 싹이 나오는 것도 엔자임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싹이 잎으로 성장하고 커다란 줄기로 자랄 때도 엔자임이 작용하고 있다.
우리 인간의 생명활동도 수많은 엔자임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소화흡수는 물론, 세포가 새로운 것으로 교체되는 신진대사도, 체내에 들어온 독소를 분해해 해독하는 것도 엔자임의 작용이다. 따라서 엔자임의 양과 활성도가 건강상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사람의 체내에서 작용하고 있는 엔자임은 5천 종 이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것이 전부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엔자임은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것과 외부로부터 음식물의 형태로 섭취되는 것, 두 종류가 있다. 그리고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효소 중에서 장내 세포가 만들어내는 것이 약 3천 종이라고 한다.
위상 ․ 장상이 좋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엔자임을 다량 함유한 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식품을 통해 엔자임을 섭취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엔자임을 만들어내고 있는 장내 세포가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장내 환경을 형성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한편, 위상 ․ 장상이 나쁜 사람들의 공통점은 엔자임을 소비하는 생활습관에 있었다. 습관적인 음주나 흡연, 과식이나 대식, 식품 첨가물을 함유한 식사, 스트레스가 많은 생활환경, 의약품 의존 등은 모두 엔자임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행위다.
이외에도 나쁜 식사에 의해 장내에서 만들어진 독소, 자외선이나 X선, 전자파 등에 접촉했을 때 대량으로 생기는 프리래디칼(활성산소는 프리래디칼의 한 종류)의 해독에도 다량의 엔자임이 소비된다.
여기에서 우리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체내의 엔자임을 증가시키는 식생활을 하고, 동시에 체내의 엔자임을 소비하는 생활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엔자임은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로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
미국의 효소연구 제1인자인 에드워드 하웰 박사는 생물이 일생동안 만들 수 있는 엔자임의 총량은 정해져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 일정량의 엔자임을 ‘잠재효소’라고 부르는데, 이 잠재 효소를 모두 사용했을 때가 바로 그 생명체의 수명이 다한 때라는 것이다.
그의 가설이 옳은지 그렇지 않은지는 앞으로 더 두고 볼 일이지만, 몸속 엔자임의 양이 우리의 ‘생명’을 쥐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체내에 엔자임의 양이 풍부하면 생명 에너지와 면역력도 높다고 할 수 있다. 즉, 우리의 건강상태는 체내 엔자임의 소비를 억제해 어떻게 충분한 상태로 유지하는가에 달려 있다.
아직까지 엔자임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생명체뿐이다. 발효식품처럼 엔자임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식품을 인공으로 만들 수는 있지만 그 엔자임을 만들어내는 것은 세균 등의 미생물이다. 즉, 미생물이 효소를 만들기 쉽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가능해도 효소 자체를 인공적으로 합성해서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식사건강법이 ‘먹을거리’를 중요시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엔자임 함유 식품을 섭취하면 장내 환경이 개선되어 결과적으로 장내 세포가 엔자임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만약 하웰 박사의 말대로 생물이 일생 동안 만들 수 있는 엔자임의 양이 정해져 있다고 한다면, 자신 이외의 생명체가 만들어주는 엔자임을 효율적으로 섭취․활용하는 것은 스트레스나 환경오염 등에 의해 가뜩이나 엔자임 소모가 많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나의 희망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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