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대성 반퇴전략연구소 대표는 적극적인 반퇴를 부추긴다. 누구든 반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시대가 됐고, 그렇다면 떠밀리듯 나오지 말고 자신의 꿈을 찾아 적극적으로 반퇴를 선택하자는 것이다. 떠밀려 나오기보다 스스로 준비하고 선택할 때 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반퇴는 원래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에 여행이나 자원봉사 등을 하며 은퇴 후 삶을 보내는 것을 말하는데, 평균 수명 대비 퇴직 시기가 빨라 퇴직 후 다시 경제 활동을 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40대의 나이에 명대성 반퇴전략연구소 대표는 스스로 반퇴를 선택했다. 그후 큰 규모의 고깃집을 차렸다가 그동안 모은 대부분의 돈을 단번에 날렸고, 또 전국에서 꼴찌하는 아웃도어 매장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명 대표는 “이 경험을 더 늦게 안 해서 참 다행”이라며 “더 늦었다면 매우 어려웠을 것이고 조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젊고 또 자녀들에게 목돈이 들어갈 때도 아니란다. 특히 자신의 진짜 길도 발견했다.
현재 명 대표는 반퇴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명 대표는 “내 꿈은 사업가였는데, 창업해 보니 창업에 적합한 성격은 아니었다”며 “나는 준비 없이 반퇴했다가 거의 모든 것을 잃어본 사람으로 반퇴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시작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퇴는 ‘혁신’이 아닌 ‘혁명’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꿔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명 대표에게 ‘반퇴’에 관해 물어봤다.
회사에서 버텨내는 것도 능력 아닌가?
60세 정년까지 버틴다고 해 보자. 100세 시대다. 그 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데 그 회사가 당신의 정년을 보장할까? 약속했다고 치자. 그 회사가 그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나? 회사가 직원들을 위할 수는 있어도 끝까지 책임질 수는 없다. 반퇴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별로 없다. 내일 회사 문을 닫는다면?
그래도 당장은 회사가 있다. 그 월급으로 해결해야 할 생애주기 목표도 남았고.
나는 연봉도 높고, 직원 복지 제도도 꽤 좋은 회사의 중간 관리자로 능력도 인정받았던 것 같다. 나 역시도 그 안정감이 사라질까 걱정하며, 나의 꿈(사업가)을 보류하고 20~30대를 살았다. 그런데 40대에 내가 마주한 현실은 초등학교에 들어가지 않은 아이 셋과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부모님이었다. 자녀가 더 크고 나면, 내 집 마련 후에, 그 후에는 가능할까? 아니다. 두려움만 더 커진다. 거짓 안정감에 속아서는 안 된다.
가족들도 반대한다.
반퇴를 권하는 사람보다 말리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은 자연스럽다.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나는 아내의 동의를 얻고자 왜 반퇴해야 하는 지, 반퇴 후에 어떻게 할지 등의 계획을 설명했다. 특히 실패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반퇴 후 명 대표는 297㎡ 규모의 고깃집을 차렸다. 그만큼 자산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 아닌가?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실패했다. 나는 소위 말하는 금수저도 아니다. 여기서 생각해 보자. 5억 원이 있는 사람(A)과 1억 원이 있는 사람(B) 중 누가 창업 성공확률이 더 높을까? A라는 사람이 많던데, 현실은 B더라. A는 5억 원짜리 B는 1억 원짜리 창업을 한다. 그 차이는? 권리금이 1억 원인 정말 괜찮은 점포를 계약할 때, A는 자금에 여유가 있어 1억 원을 다 준다.(여유는 반퇴의 가장 큰 적이다) 그런데 B는 어떻게든 자신이 가진 자금에 맞춰 협상해 낸다.(권리금은 부르는 대로 주는 것이 아니다) 또 내가 운영했던 고깃집은 일 매출이 400만 원이었지만, 수익이 나지 않아 실패했다. 그런데 그 옆의 작은 가게는 매출은 적어도 수익이 높았고, 살아있다. 자금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매우 많아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나는 그것을 1억 원 정도라고 본다.
경기도 어렵다. 또 명 대표도 처음엔 실패하지 않았나.
어렵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말하고 싶은 것은 누군가의 성공담과 실패담을 참고는 하되, 휘둘리지는 말라는 것이다. 그들의 실패 원인을 알아보면, 반퇴 후 실패한 사람이 많은 것이 아니라 반퇴를 제대로 준비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반퇴에 준비가 필요한가?
기회는 소나기처럼 내린다. 그런데 준비가 안 돼 있으면 기회를 잡을 기회는 없다. 또 몸값을 올리는 반퇴도 할 수가 없다. 준비 없이 반퇴했다가 쓴맛을 본 사람으로서 말하고 싶은 것은 지금 연봉의 두 배를 벌 자신이 생길 때까지 자신의 무기를 갈고 닦은 후에 나오라고 것이다. 물론 내일 당장 써먹을 무기가 있다면 준비 안 해도 된다.
다만 바라는 것은, 회사에서도 직원들의 반퇴 준비를 적극 도왔으면 하는 것이다. 반퇴를 준비하는 것은 회사를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일에 주인 돼 일을 더 잘하게 하는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보다 제대로 일하는 사람이 많아야 회사도 성장한다.
저서에서는 그때를 35세라고 봤다.
인생에서 가장 반짝반짝 빛날 때가 반퇴를 준비할 때라고 생각한다. 요즘 취업 나이가 늦어져 개인차는 있지만, 그즈음은 직장생활 10년 차 정도이고 내 경험상 몸값과 경력이 가장 뜨거울 때다. 당신이 빛나야 당신을 찾는 사람도 많지 않겠는가.
그래도 아직 창창한 나이다?
나는 영어를 잘 못한다. 직장인일 때 좋은 기회가 와도 그게 항상 걸림돌이었다. 그런데 내가 1년 동안 열심히 영어공부만 했다면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 다니면서 영어 공부만 할 수는 없다. 그런데 5년 동안, 10년 동안 꾸준히 공부한다면 어떨까? 하루아침에 준비할 수는 없다. 빅데이터에서 현실의 퇴직 나이는 40~50대이고, 그러니 35세부터는 준비하자는 것이다. 그럼 꼭 35세만? 오늘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고, 오늘부터 자신의 무기를 만들어 나가시라.
어떤 무기여야 하나?
사람마다 다르지만, 중요한 것은 누구나 다 가진 무기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당신만의 가치를 담고,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키워드로 디자인한 당신만의 매력적인 콘셉트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관리업무를 하는 사람은 매우 많다. 거기서 살아남으려면 절세, 성과관리, 대관업무 등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만들어 내야 한다. 물론 그 무기는 내일 당장 써먹을 수 있어야 한다. 반퇴는 실력으로 하는 것이다.
또한 자기 성과를 객관화해 상품화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회사 업무는 공동작업일 때가 많고, 그래서 검증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공동작업이라도 반드시 자신의 역할이 있다. 그리니 조금 더 업무 과정에 애정을 갖고 참여하면서 당신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성과관리를 해야 한다. 실력 검증을 위해 가장 추천하는 것은 책을 써보라는 것이다. 누구나 책을 쓸 수 있지만, 아무나 책을 쓸 수는 없다. 전문성이 필요한 작업이다. 책은 당신의 강력한 커리어 증명서가 될 것이다. 또 지금 전문성이 좀 부족하다면 그것을 보완하는 차원에서도 책 쓰기를 추천한다. 책을 쓰면서 전문성이 완성될 수 있다.
좀 다른 질문인데, 직장인 대부분은 자기계발하고 있다.
그런데 자기계발로 자기 변화를 끌어내지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왜 그럴까? 그 자기계발이란 것이 불안감 해소와 자기만족을 위한 것일 때가 많고, 특히 목표가 명확하지 않는 예가 많다. 그러니 자격증은 많아도 내일 당장 써 먹을 무기는 없다.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선택과 집중으로 자신만의 무기를 완성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 달라. 진짜 성공적인 반퇴를 하고 싶다면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 그리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내려놓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것이 헛것을 보게 한다. 나도 그랬고, 그래서 나는 지독한 지옥을 맛봤다.(그래도 후회는 아니다.) 그래서 나는 나와 같은 길을 걸으려는 후배들을 보면 등 짝을 때린다. 받아들이고 말고는 그들의 몫이지만, 그래도 나와 같은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또한 경험도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 어설픈 밑그림을 그리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이 경험해서 얻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것이 쉽지는 않으니 진실한 멘토를 찾아 만나시라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 나와보니, 나를 제물로 삼는 사람이 적지는 않더라
- 글
- 유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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